'자료/교육및강의'에 해당되는 글 19건
- 2012.09.02 :: [book] 멘델레예프의 영재들을 위한 화학강의
- 2010.10.22 :: 교과교육과정 개선방안 세미나
- 2010.02.27 :: 대입 자율화, 대학 선진화 2년을 말한다] <5> 백 성 기 포스텍 총장
- 2010.01.22 :: '특이점 대학'
자료/교육및강의
2012. 9. 2. 23:00
멘델레예프의 영재들을 위한 화학강의
백성혜 외(지은이) | 이치사이언스 | 2011-02-15
정가 18,000원
314쪽 | 257*188mm (B5) |
ISBN(13) : 9788991215887
'자료 > 교육및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과교육과정 개선방안 세미나 (0) | 2010.10.22 |
---|---|
대입 자율화, 대학 선진화 2년을 말한다] <5> 백 성 기 포스텍 총장 (0) | 2010.02.27 |
'특이점 대학' (0) | 2010.01.22 |
KAIST ‘교육 수출’과 대학 경쟁력 (0) | 2010.01.21 |
[기고]‘대학 평가’와 대학다움 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0) | 2009.12.02 |
자료/교육및강의
2010. 10. 22. 15:18
'자료 > 교육및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book] 멘델레예프의 영재들을 위한 화학강의 (0) | 2012.09.02 |
---|---|
대입 자율화, 대학 선진화 2년을 말한다] <5> 백 성 기 포스텍 총장 (0) | 2010.02.27 |
'특이점 대학' (0) | 2010.01.22 |
KAIST ‘교육 수출’과 대학 경쟁력 (0) | 2010.01.21 |
[기고]‘대학 평가’와 대학다움 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0) | 2009.12.02 |
자료/교육및강의
2010. 2. 27. 12:51
"대한민국은 좁다… 우리가 자웅 겨룰 대학은 MIT·스탠퍼드"
[대입 자율화, 대학 선진화 2년을 말한다] <5> 백 성 기 포스텍 총장
|
|
포스텍(포항공대)의 국내 라이벌 대학이 궁금했다. 서울대? 아니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백성기 포스텍 총장의 대답은 일종의 비전으로 읽혔다. "올림픽 본선에 나가서 (세계 유수의 대학과)경쟁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국체전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포스텍이 자웅을 겨뤄야 할 대학은 국내 대학이 아닌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칼텍(캘리포니아공대), 스탠퍼드대 같은 세계 유명 대학들이라는 뜻이다. 그는 포스텍이 그럴 만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경쟁력을 가졌다고 현실에 안주해선 안된다"며 자만을 경계하기도 했다. 최근 포스텍이 내놓아 교수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정년 심사 탈락 교수 퇴출 방안도 '백성기식 개혁'의 대표작이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은 백 총장은 "이공 분야에 남다른 의지를 가진 잠재력 갖춘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_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에다 교수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교수들을 더욱 다그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백성기 포스텍 총장의 대답은 일종의 비전으로 읽혔다. "올림픽 본선에 나가서 (세계 유수의 대학과)경쟁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국체전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포스텍이 자웅을 겨뤄야 할 대학은 국내 대학이 아닌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칼텍(캘리포니아공대), 스탠퍼드대 같은 세계 유명 대학들이라는 뜻이다. 그는 포스텍이 그럴 만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경쟁력을 가졌다고 현실에 안주해선 안된다"며 자만을 경계하기도 했다. 최근 포스텍이 내놓아 교수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정년 심사 탈락 교수 퇴출 방안도 '백성기식 개혁'의 대표작이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은 백 총장은 "이공 분야에 남다른 의지를 가진 잠재력 갖춘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_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에다 교수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교수들을 더욱 다그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포스텍의 교수들이 국내 최고 집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줄로 알고 있어요. 연구와 논문 발표 실적 등에서 볼 때 포스텍은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대학 중 하나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이에요. 전국체전이 아닌 올림픽을 준비하자는 얘깁니다. 국제적인 잣대를 들이댔을 때 얼마나 경쟁력이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국내에서 어느 대학이 1위냐를 따져서는 발전이 없다고 봐요. 대한민국 교수 사회 전체가 함께 올라가야 의미가 있어요. 국내 수준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향상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쟁은 우물 안 개구리식에 불과해요."
_포스텍 교수들이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교수 사회도 발전과 개혁의 여지가 많아요. 분명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교수진을 갖추는 게 필요해요. 세계 수준에서 견주어 봤을 때 포스텍 교수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입니다."
_교수들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미진한가요.
"포스텍의 목표는 세계 20위권 대학 진입 입니다.(그는 세계 20위권 대학에 들면 미국 10위권 대학 수준은 너끈히 된다고 했다) 영향력을 키워는 것이 결국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판단해요. 사회와 학문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영향력이지요. 포스텍에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교수들이 있긴 해도 적어요.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수들이 더 늘어나야 해요. 근래 우리나라는 각 분야에서 잠재력을 키워 세계의 벽을 잇따로 깨고 있어요. 가깝게는 동계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세요. 쉽게 말하자면 학문 분야에서도 그처럼 '벽'을 깨야 한다는 거지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절치부심하는 개혁이 필요해요. (대학 구성원간)합의도 필요하고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수들 스스로 각성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포스텍 뿐 아니라 국내 모든 대학이 함께 노력할 때 학문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교수들, 국제경쟁력 갖춰야" 호봉제서 연봉제로 변환
하버드식 개혁모델 들여와 7년 내 정년보장 여부도 결정
정원 100% 입학사정관제로 뽑아 잠재력 높은 인재 선발 '대만족'
"지금 사회는 소통·유연성 필요해" 칼텍 등과 과학·인문 교류 모색도
_차등 연봉으로 교수들을 독려하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정부가 국립대도 성과연봉제를 하겠다고 했지만, 포스텍은 이미 시행하고 있어요. 같은 직급의 신임 교수들 사이에는 연봉 차이가 없지만 갈수록 연봉이 벌어져요. 같은 직급에서 많이 받는 스타교수와 뒤떨어지는 교수 사이에는 50% 정도의 연봉 격차가 있어요. 예컨대, 50대 중반 정교수급의 경우 많이 받는 사람은 2억원이 넘지만 실적이 떨어지는 교수는 1억원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업적에 따라 성과급도 지급하고 있어요. 1,000만원도 안 되는 성과급 교수가 있는가 하면 1억원이 넘는 교수들도 적지 않아요."
_교수들을 돈으로 경쟁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성과연봉제에는 양면이 있어요. 교수 사회의 화합을 해치고 경쟁과 함께 퇴임 후 갈등도 유발하는 측면도 있어요. 하지만 이 부분 역시 하나의 세계적인 고등교육계 의 흐름이라고 봐요. 교수 사회도 결국 시장에 노출되어 있어요. 글로벌 스탠더드네 맞춰야 하는 이유이지요. 호봉제를 연봉제로 바꿨어요. 1년 단위로 교수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3년간의 성과를 갖고 연봉을 정하고 있어요. 매년 좋은 연구 실적을 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_교수 개혁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능한 빠른 시간에 큰 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교수로 임용된 지 7년 이내에 정년 보장 여부를 학교에서 결정해주는 것이 맞다고 봤어요. 그래야 정년보장 심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껏 자기 학문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요. 그러려면 그 기간 내에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는 지원도 해줘야 한다고 봐요. 이번 포스텍 교수개혁 방안은 능력 없는 교수를 퇴출하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교수 지원을 충분히 해 빠른 시간 내에 대(大)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그래야 경쟁력 있는 교수진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_교수들과 사전 논의는 있었나요.
"학내 공청회 등을 통해 나름의 모델을 채택한 것입니다. 하버드대가 시행하고 있는 교수 개혁 모델과 유사한 안이 채택됐어요. 교수들과 합의했고 이사회를 통과했지요. 3월부터 시행합니다."
<포스텍이 최근 발표한 교수 개혁 방안의 골격은 능력없는 교수의 완전 퇴출이다. 교수 임용 이후 7년 이내에 부교수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부교수가 정년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재임용을 금지한 것이다>
_재임용에서 탈락할 교수 비율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나요.
"탈락하는 교수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포스텍은 스탠퍼드식의 재임용 시스템을 채택할 생각입니다. 스탠퍼드대는 교수를 신중하게 초빙해 정년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주고 있어요. 물론 연구성과가 미흡하면 퇴출되지요. 실제로 정년보장 심사에서 탈락하는 비율은 20~30% 정도 됩니다. 포스텍도 스탠포드 방식으로 신중하게 교수를 뽑을 작정이에요. 재임용 탈락보다는, 노력하는 모든 교수들이 테뉴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에요."
_올해 입학사정관제로 뽑힌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인가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정원의 100%를 뽑았어요. 전문입학사정관이 서류평가 와 면접평가, 잠재력 평가를 했어요. 결과는 대만족이에요. 좋은 학생들이 들어왔어요. 이공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도 높은 학생들, 의욕이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어요. 수학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걸러내는 효과도 있었어요. 최소한의 커트라인도 적용했습니다. 학원을 전전했다든지, 아니면 이해력이 떨어지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자기주도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배제됐어요. 이공계 분야에 대한 남다른 의지와 애정, 비전을 가진 학생을 뽑으려고 한 것이지요."
_입학사정관제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로 들립니다.
"학생들에게 일단 요구되는 것은 학습능력입니다. 대학 수학능력이지요.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뽑은 게 소득이었다고 봐요. 입학사정관제가 아니었다면 합격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15% 정도 붙었어요. 성적은 다소 뒤처졌지만, 대학 수학능력은 충분히 갖춘 경우이지요."
_고교 학생부를 신뢰하시나요.
"지금 고교를 모니터링 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학생부가 얼마나 정확히 학생들의 실력과 생활을 반영하고 있지를 파악하자는 의도라고 보면 돼요. 입학사정관들이 직접 고교를 찾아 일종의 실사도 하고 있어요. 수학과 과학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학교 측이 한다면, 이런 부분들도 입학 전형에 반영할 생각이에요. 이런 절차들이 잘만 이뤄진다면 사교육 시장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단순히 내신이나 수능 성적만 올려서 대학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포스텍은 사절 입니다."
_이공계열 특성화 대학 출신의 한계가 많이 지적되곤 합니다.
"포스텍이 그동안 철저히 이공분야 전문가적 소양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는 걸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요구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도 여기에 맞추고 있어요. 사회는 과학기술 분야 뿐만 아니라 전 영역에서 리더가 되도록 요구할 정도로 급변 추세이지요.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 외에도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 또 인문사회에 대한 이해 등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여기에 맞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를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있어요. 미국 칼텍의 경우 300명 교수 중 60명 정도가 인문사회분야 전임교수지만, 포스텍은 250명 교수 중 10명에 불과해요. 4% 정도 밖에 안되는데, 단기간에 1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겁니다. 인문사회학을 리드할 수 있는 인문사회학부장도 물색하고 있어요. 칼텍, 한동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과 연계한 과학기술-인문사회 교류도 활발합니다."
<백 총장은 요즘 과학과 인문사회와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예종 교수들이 포스텍에서 '예술의 산책'이라는 강의를 하고 있고, 포스텍 교수들은 한예종에서 '과학의 산책'이라는 강좌를 열고 있는데 두 강좌 모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_졸업 후 의학전문대학원 등 다른 분야로의 진로를 생각하는 이공계열 학생들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의대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굳이 포스텍에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 포스텍 졸업생이 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면 반대할 생각은 없으나, 진료 의사가 되어 가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이공 분야의 미래는 밝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요."
_포스텍 교수들이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교수 사회도 발전과 개혁의 여지가 많아요. 분명한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교수진을 갖추는 게 필요해요. 세계 수준에서 견주어 봤을 때 포스텍 교수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입니다."
_교수들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미진한가요.
"포스텍의 목표는 세계 20위권 대학 진입 입니다.(그는 세계 20위권 대학에 들면 미국 10위권 대학 수준은 너끈히 된다고 했다) 영향력을 키워는 것이 결국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판단해요. 사회와 학문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영향력이지요. 포스텍에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교수들이 있긴 해도 적어요.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수들이 더 늘어나야 해요. 근래 우리나라는 각 분야에서 잠재력을 키워 세계의 벽을 잇따로 깨고 있어요. 가깝게는 동계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세요. 쉽게 말하자면 학문 분야에서도 그처럼 '벽'을 깨야 한다는 거지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발전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절치부심하는 개혁이 필요해요. (대학 구성원간)합의도 필요하고 지원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수들 스스로 각성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포스텍 뿐 아니라 국내 모든 대학이 함께 노력할 때 학문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하버드식 개혁모델 들여와 7년 내 정년보장 여부도 결정
정원 100% 입학사정관제로 뽑아 잠재력 높은 인재 선발 '대만족'
"지금 사회는 소통·유연성 필요해" 칼텍 등과 과학·인문 교류 모색도
"최근 정부가 국립대도 성과연봉제를 하겠다고 했지만, 포스텍은 이미 시행하고 있어요. 같은 직급의 신임 교수들 사이에는 연봉 차이가 없지만 갈수록 연봉이 벌어져요. 같은 직급에서 많이 받는 스타교수와 뒤떨어지는 교수 사이에는 50% 정도의 연봉 격차가 있어요. 예컨대, 50대 중반 정교수급의 경우 많이 받는 사람은 2억원이 넘지만 실적이 떨어지는 교수는 1억원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업적에 따라 성과급도 지급하고 있어요. 1,000만원도 안 되는 성과급 교수가 있는가 하면 1억원이 넘는 교수들도 적지 않아요."
_교수들을 돈으로 경쟁시키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성과연봉제에는 양면이 있어요. 교수 사회의 화합을 해치고 경쟁과 함께 퇴임 후 갈등도 유발하는 측면도 있어요. 하지만 이 부분 역시 하나의 세계적인 고등교육계 의 흐름이라고 봐요. 교수 사회도 결국 시장에 노출되어 있어요. 글로벌 스탠더드네 맞춰야 하는 이유이지요. 호봉제를 연봉제로 바꿨어요. 1년 단위로 교수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3년간의 성과를 갖고 연봉을 정하고 있어요. 매년 좋은 연구 실적을 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_교수 개혁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능한 빠른 시간에 큰 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평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교수로 임용된 지 7년 이내에 정년 보장 여부를 학교에서 결정해주는 것이 맞다고 봤어요. 그래야 정년보장 심사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껏 자기 학문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요. 그러려면 그 기간 내에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는 지원도 해줘야 한다고 봐요. 이번 포스텍 교수개혁 방안은 능력 없는 교수를 퇴출하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교수 지원을 충분히 해 빠른 시간 내에 대(大)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그래야 경쟁력 있는 교수진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_교수들과 사전 논의는 있었나요.
"학내 공청회 등을 통해 나름의 모델을 채택한 것입니다. 하버드대가 시행하고 있는 교수 개혁 모델과 유사한 안이 채택됐어요. 교수들과 합의했고 이사회를 통과했지요. 3월부터 시행합니다."
<포스텍이 최근 발표한 교수 개혁 방안의 골격은 능력없는 교수의 완전 퇴출이다. 교수 임용 이후 7년 이내에 부교수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부교수가 정년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재임용을 금지한 것이다>
_재임용에서 탈락할 교수 비율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나요.
"탈락하는 교수가 분명히 있을 겁니다. 포스텍은 스탠퍼드식의 재임용 시스템을 채택할 생각입니다. 스탠퍼드대는 교수를 신중하게 초빙해 정년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주고 있어요. 물론 연구성과가 미흡하면 퇴출되지요. 실제로 정년보장 심사에서 탈락하는 비율은 20~30% 정도 됩니다. 포스텍도 스탠포드 방식으로 신중하게 교수를 뽑을 작정이에요. 재임용 탈락보다는, 노력하는 모든 교수들이 테뉴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이에요."
_올해 입학사정관제로 뽑힌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인가요.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정원의 100%를 뽑았어요. 전문입학사정관이 서류평가 와 면접평가, 잠재력 평가를 했어요. 결과는 대만족이에요. 좋은 학생들이 들어왔어요. 이공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도 높은 학생들, 의욕이 많은 학생들이 합격했어요. 수학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걸러내는 효과도 있었어요. 최소한의 커트라인도 적용했습니다. 학원을 전전했다든지, 아니면 이해력이 떨어지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자기주도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배제됐어요. 이공계 분야에 대한 남다른 의지와 애정, 비전을 가진 학생을 뽑으려고 한 것이지요."
_입학사정관제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로 들립니다.
"학생들에게 일단 요구되는 것은 학습능력입니다. 대학 수학능력이지요.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을 뽑은 게 소득이었다고 봐요. 입학사정관제가 아니었다면 합격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15% 정도 붙었어요. 성적은 다소 뒤처졌지만, 대학 수학능력은 충분히 갖춘 경우이지요."
_고교 학생부를 신뢰하시나요.
"지금 고교를 모니터링 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학생부가 얼마나 정확히 학생들의 실력과 생활을 반영하고 있지를 파악하자는 의도라고 보면 돼요. 입학사정관들이 직접 고교를 찾아 일종의 실사도 하고 있어요. 수학과 과학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학교 측이 한다면, 이런 부분들도 입학 전형에 반영할 생각이에요. 이런 절차들이 잘만 이뤄진다면 사교육 시장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단순히 내신이나 수능 성적만 올려서 대학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포스텍은 사절 입니다."
_이공계열 특성화 대학 출신의 한계가 많이 지적되곤 합니다.
"포스텍이 그동안 철저히 이공분야 전문가적 소양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는 걸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요구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커리큘럼도 여기에 맞추고 있어요. 사회는 과학기술 분야 뿐만 아니라 전 영역에서 리더가 되도록 요구할 정도로 급변 추세이지요.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 외에도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 수 있는 유연성, 또 인문사회에 대한 이해 등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여기에 맞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를 대대적으로 보강하고 있어요. 미국 칼텍의 경우 300명 교수 중 60명 정도가 인문사회분야 전임교수지만, 포스텍은 250명 교수 중 10명에 불과해요. 4% 정도 밖에 안되는데, 단기간에 10% 수준으로 끌어올릴 겁니다. 인문사회학을 리드할 수 있는 인문사회학부장도 물색하고 있어요. 칼텍, 한동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과 연계한 과학기술-인문사회 교류도 활발합니다."
<백 총장은 요즘 과학과 인문사회와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예종 교수들이 포스텍에서 '예술의 산책'이라는 강의를 하고 있고, 포스텍 교수들은 한예종에서 '과학의 산책'이라는 강좌를 열고 있는데 두 강좌 모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_졸업 후 의학전문대학원 등 다른 분야로의 진로를 생각하는 이공계열 학생들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의대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굳이 포스텍에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 포스텍 졸업생이 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면 반대할 생각은 없으나, 진료 의사가 되어 가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이공 분야의 미래는 밝습니다. 보다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요."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10/02/23 23:14:37 수정시간 : 2010/02/24 21:02:47
'자료 > 교육및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book] 멘델레예프의 영재들을 위한 화학강의 (0) | 2012.09.02 |
---|---|
교과교육과정 개선방안 세미나 (0) | 2010.10.22 |
'특이점 대학' (0) | 2010.01.22 |
KAIST ‘교육 수출’과 대학 경쟁력 (0) | 2010.01.21 |
[기고]‘대학 평가’와 대학다움 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0) | 2009.12.02 |
자료/교육및강의
2010. 1. 22. 00:10
인간 의식 파일로 저장… "꿈같은 과학기술 상용화가 목표"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특이점(singularity)은 사전적 의미로 특정 대상과 특별히 다른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의미는 다르다.
인간의 사고능력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기술이 현실에서 구현되는 순간, 즉 과학기술이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는 순간을 말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에 들어선 '특이점 대학'은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특이점을 예견하고 인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이곳의 학생들에게는 현존하는 과학기술을 활용, 10년 내 10억명의 인류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과학기술의 상용화가 목표로 부여된다.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내에 문을 연 특이점 대학은 강의실 풍경부터 이색적이다.
교수들은 인간의 정신을 파일로 백업받아 저장할 수 있다거나 나노 기술로 모든 질병이 정복된 세상을 말한다. 맞춤형 장기와 인공사지(四肢)가 개발돼 장애가 사라진 꿈같은 세상도 언급한다.
하지만 이렇듯 전위적인 발언에도 학생들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특이점 대학에서는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 친화적 미래학자로 유명한 레이 커츠와일이 이 대학 총장임을 감안다면 이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커츠와일은 지난 2005년 '특이점이 온다-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라는 저서에서 오는 2029년이 되면 컴퓨터 지능이 인간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며 2045년에는 인간의 의식을 기계에 업로드해 영원불멸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사실 특이점 대학의 설립 역시 국제우주대학과 X프라이즈 재단을 설립한 피터 디아맨디스가 이 책을 읽고 특이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인식, 커츠와일과 의기투합해 일궈낸 결실이다. 이곳에서는 죽은 사람의 DNA로 그 사람을 부활시키는 것을 포함해 그 어떤 아이디어도 환영받는다.
이를 보면 특이점 대학은 마치 몽상가들의 비현실적 토론장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교수진만 봐도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빈튼 서프에서 천재 게임 개발자인 윌 라이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13개국에서 온 40명이 300대1의 경쟁을 뚫고 첫 입학생으로 선발됐는데 명문대 교수, 학생, 대기업 임원, 벤처 기업가가 대다수다. 현 이스라엘 대통령과 캐나다 수상의 자문관도 포함돼 있다.
# 다가올 미래의 예측
이들이 단 9주 동안의 교육에 2만5,000달러를 지불하며 입학한 목적은 하나다. 특이점, 다시 말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예측이다.
특이점 이론에 따르면 언젠가 인공지능ㆍ생명공학ㆍ로봇공학 등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렵게 되는 시점이 오는데 이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한 국가와 사람만이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특이점 연구는 미래의 혼란을 막는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무방비 상태에서 특이점을 맞으면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설립 당시 구글이나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이플래닛 등이 기꺼이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NASA가 에임스연구센터의 건물 2동을 무상으로 대여해준 것도 이 같은 특이점 예측의 중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특이점이라는 주제의 특성상 자칫 현실성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특이점 대학에서 막연한 전망은 통하지 않는다. 모든 교육내용과 커리큘럼은 철저히 현실과 이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실을 도외시한 미래 예측은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이점 대학이 학생 선발시 전문성과 현실적 안목을 갖춘 다양한 분야의 우수 인재를 두루 뽑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 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인재들을 한자리에 모아 현실적 관점에서 과학기술의 바람직한 발전 방안과 향후 예상되는 문제들의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특이점 대학은 이렇게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현실세계에서 상용화하는 것을 궁극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 10의 9승 프로젝트
'10의9승 프로젝트'는 이 같은 특이점 대학의 실용지향적 교육의 상징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특이점 대학의 학생들은 입학 후 3단계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1단계에서는 인공지능ㆍ나노기술 등 급격한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과학 분야의 권위자들에게 하루 10시간씩 강의를 듣고 2단계로 자신이 원하는 특화된 교육 코스를 택해 심화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 10의9승 프로젝트를 모든 학생이 수행하게 된다.
명칭에서 연상되듯 이 프로젝트는 향후 10년 내 10억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주제는 4개 팀 10명의 팀원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실현 가능한 과학기술이어야만 한다.
9주의 교육만으로 과연 가능한 과제일까. 이것이 바로 특이점 대학의 경쟁력이며 이제 갓 출범한 새내기 학교에 전세계 미래학계가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다.
학생들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에는 유명 벤처투자자들이 참석할 만큼 현실적이고 사업성 높은 혁신적 아이템들이 넘친다. 지난해 학기 시작 후 첫 달에만 4개의 회사가 창립됐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겟어라운드와 3D 프린터 건축 아이템은 가장 대표적 성과물로 꼽힌다. 먼저 겟어라운드는 일종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다. 차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인근지역의 유휴 차량을 검색, 정해진 시간 동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카드키로 차량의 문을 열 수 있고 이용료와 주유비는 추후 청구되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는 만날 필요가 없다. 이와 유사한 집카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돼 있지만 집카는 렌터카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반면 겟어라운드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겟어라운드 아이템을 제시한 팀은 이를 통해 대다수 차량의 이용률을 90%까지 높여 막대한 사회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 이틀 만에 짓는 집
3D 프린터 건축 역시 독창적이다. 대형 3D 프린터를 활용해 건물의 외벽ㆍ토대ㆍ지붕을 찍어냄으로써 아직도 노동집약적 공정에 의존하는 건축 산업을 혁신하겠다는 게 핵심. 3D 프린터란 3차원 입체로 출력물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아이템을 제시한 팀의 팀원이자 하버드 대학 박사과정 학생인 마고 립트신에 따르면 3D 프린터를 이용할 경우 건축에 투입되는 에너지의 70%를 낮추면서 폐기물 발생량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컴퓨터가 모든 작업을 처리하기 때문에 오차가 전혀 발생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특히 3D 프린터 건축은 건축기간의 단축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단 이틀 만에 가정집 한 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이면 웬만한 전원주택 단지 하나를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사기간이 단축되는 만큼 건축비 절감이 가능함은 물론이다.
물론 현재의 기술로는 건물의 토대와 지붕을 3D 프린터로 뽑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팀원들은 이 아이디어가 절대 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미 지금도 로보 빌더라고 불리는 3D 프린터로 건물 외벽을 인쇄해 생산하는 콘투어 크래프팅 기법이 상용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팀은 현재 콘투어 크래프팅 기법의 창안자인 서던 캘리포니아대 베록 코슈네비스 교수를 영입, 아이디어의 개량에 나선 상태다. 또한 사업화를 위해 1,000만 달러의 벤처자본 조성에도 돌입했다.
이외에 PDA를 기반으로 재난 대처 시스템을 내놓은 팀, 그리고 2G 무선 네트워크에서 응용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한 플랫폼을 내놓은 팀도 사업화를 위한 벤처자본 조성에 들어간 상태다. 특이점 대학은 이들이 3~5년 내에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이점 대학의 영향력은 학생들의 각종 사업을 통해 이어질 것이다. 또한 졸업생들의 인적 네트워크로 증폭될 가능성도 크다. 특이점 대학은 학교에 대한 대내외적 기대에 부응해 올해 입학생의 규모를 120명으로 크게 늘려 선발할 계획이다.
맞춤형 인공 장기…
NASA 에임스연구센터내문열어 교수진 각 분야 최고 전문가 포진
감당 못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 미리 대비해 '미래 혼란' 차단도
3D 프린터 활용한 건축 산업 등 교수·학생·기업가들 활발한 연구
미래 인재의 양성소, '특이점 대학'
NASA 에임스연구센터내문열어 교수진 각 분야 최고 전문가 포진
감당 못하게 발전하는 과학기술 미리 대비해 '미래 혼란' 차단도
3D 프린터 활용한 건축 산업 등 교수·학생·기업가들 활발한 연구
미래 인재의 양성소, '특이점 대학'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
|
|
인간의 사고능력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기술이 현실에서 구현되는 순간, 즉 과학기술이 인간의 사고를 초월하는 순간을 말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에 들어선 '특이점 대학'은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특이점을 예견하고 인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이곳의 학생들에게는 현존하는 과학기술을 활용, 10년 내 10억명의 인류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과학기술의 상용화가 목표로 부여된다.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내에 문을 연 특이점 대학은 강의실 풍경부터 이색적이다.
교수들은 인간의 정신을 파일로 백업받아 저장할 수 있다거나 나노 기술로 모든 질병이 정복된 세상을 말한다. 맞춤형 장기와 인공사지(四肢)가 개발돼 장애가 사라진 꿈같은 세상도 언급한다.
하지만 이렇듯 전위적인 발언에도 학생들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특이점 대학에서는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 친화적 미래학자로 유명한 레이 커츠와일이 이 대학 총장임을 감안다면 이 역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커츠와일은 지난 2005년 '특이점이 온다-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라는 저서에서 오는 2029년이 되면 컴퓨터 지능이 인간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며 2045년에는 인간의 의식을 기계에 업로드해 영원불멸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사실 특이점 대학의 설립 역시 국제우주대학과 X프라이즈 재단을 설립한 피터 디아맨디스가 이 책을 읽고 특이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인식, 커츠와일과 의기투합해 일궈낸 결실이다. 이곳에서는 죽은 사람의 DNA로 그 사람을 부활시키는 것을 포함해 그 어떤 아이디어도 환영받는다.
이를 보면 특이점 대학은 마치 몽상가들의 비현실적 토론장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교수진만 봐도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빈튼 서프에서 천재 게임 개발자인 윌 라이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학생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13개국에서 온 40명이 300대1의 경쟁을 뚫고 첫 입학생으로 선발됐는데 명문대 교수, 학생, 대기업 임원, 벤처 기업가가 대다수다. 현 이스라엘 대통령과 캐나다 수상의 자문관도 포함돼 있다.
# 다가올 미래의 예측
이들이 단 9주 동안의 교육에 2만5,000달러를 지불하며 입학한 목적은 하나다. 특이점, 다시 말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예측이다.
특이점 이론에 따르면 언젠가 인공지능ㆍ생명공학ㆍ로봇공학 등 과학기술의 발전속도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렵게 되는 시점이 오는데 이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한 국가와 사람만이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특이점 연구는 미래의 혼란을 막는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무방비 상태에서 특이점을 맞으면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설립 당시 구글이나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이플래닛 등이 기꺼이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NASA가 에임스연구센터의 건물 2동을 무상으로 대여해준 것도 이 같은 특이점 예측의 중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특이점이라는 주제의 특성상 자칫 현실성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특이점 대학에서 막연한 전망은 통하지 않는다. 모든 교육내용과 커리큘럼은 철저히 현실과 이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실을 도외시한 미래 예측은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이점 대학이 학생 선발시 전문성과 현실적 안목을 갖춘 다양한 분야의 우수 인재를 두루 뽑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로 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인재들을 한자리에 모아 현실적 관점에서 과학기술의 바람직한 발전 방안과 향후 예상되는 문제들의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특이점 대학은 이렇게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현실세계에서 상용화하는 것을 궁극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 10의 9승 프로젝트
'10의9승 프로젝트'는 이 같은 특이점 대학의 실용지향적 교육의 상징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특이점 대학의 학생들은 입학 후 3단계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1단계에서는 인공지능ㆍ나노기술 등 급격한 기술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과학 분야의 권위자들에게 하루 10시간씩 강의를 듣고 2단계로 자신이 원하는 특화된 교육 코스를 택해 심화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 10의9승 프로젝트를 모든 학생이 수행하게 된다.
명칭에서 연상되듯 이 프로젝트는 향후 10년 내 10억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기술을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주제는 4개 팀 10명의 팀원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실현 가능한 과학기술이어야만 한다.
9주의 교육만으로 과연 가능한 과제일까. 이것이 바로 특이점 대학의 경쟁력이며 이제 갓 출범한 새내기 학교에 전세계 미래학계가 이목을 집중하는 이유다.
학생들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에는 유명 벤처투자자들이 참석할 만큼 현실적이고 사업성 높은 혁신적 아이템들이 넘친다. 지난해 학기 시작 후 첫 달에만 4개의 회사가 창립됐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겟어라운드와 3D 프린터 건축 아이템은 가장 대표적 성과물로 꼽힌다. 먼저 겟어라운드는 일종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다. 차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이폰으로 인근지역의 유휴 차량을 검색, 정해진 시간 동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카드키로 차량의 문을 열 수 있고 이용료와 주유비는 추후 청구되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는 만날 필요가 없다. 이와 유사한 집카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돼 있지만 집카는 렌터카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반면 겟어라운드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겟어라운드 아이템을 제시한 팀은 이를 통해 대다수 차량의 이용률을 90%까지 높여 막대한 사회적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 이틀 만에 짓는 집
3D 프린터 건축 역시 독창적이다. 대형 3D 프린터를 활용해 건물의 외벽ㆍ토대ㆍ지붕을 찍어냄으로써 아직도 노동집약적 공정에 의존하는 건축 산업을 혁신하겠다는 게 핵심. 3D 프린터란 3차원 입체로 출력물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아이템을 제시한 팀의 팀원이자 하버드 대학 박사과정 학생인 마고 립트신에 따르면 3D 프린터를 이용할 경우 건축에 투입되는 에너지의 70%를 낮추면서 폐기물 발생량도 제로로 만들 수 있다. 컴퓨터가 모든 작업을 처리하기 때문에 오차가 전혀 발생하지 않음은 물론이다.
특히 3D 프린터 건축은 건축기간의 단축에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단 이틀 만에 가정집 한 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이면 웬만한 전원주택 단지 하나를 조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사기간이 단축되는 만큼 건축비 절감이 가능함은 물론이다.
물론 현재의 기술로는 건물의 토대와 지붕을 3D 프린터로 뽑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팀원들은 이 아이디어가 절대 이론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미 지금도 로보 빌더라고 불리는 3D 프린터로 건물 외벽을 인쇄해 생산하는 콘투어 크래프팅 기법이 상용화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팀은 현재 콘투어 크래프팅 기법의 창안자인 서던 캘리포니아대 베록 코슈네비스 교수를 영입, 아이디어의 개량에 나선 상태다. 또한 사업화를 위해 1,000만 달러의 벤처자본 조성에도 돌입했다.
이외에 PDA를 기반으로 재난 대처 시스템을 내놓은 팀, 그리고 2G 무선 네트워크에서 응용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한 플랫폼을 내놓은 팀도 사업화를 위한 벤처자본 조성에 들어간 상태다. 특이점 대학은 이들이 3~5년 내에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이점 대학의 영향력은 학생들의 각종 사업을 통해 이어질 것이다. 또한 졸업생들의 인적 네트워크로 증폭될 가능성도 크다. 특이점 대학은 학교에 대한 대내외적 기대에 부응해 올해 입학생의 규모를 120명으로 크게 늘려 선발할 계획이다.
'자료 > 교육및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과교육과정 개선방안 세미나 (0) | 2010.10.22 |
---|---|
대입 자율화, 대학 선진화 2년을 말한다] <5> 백 성 기 포스텍 총장 (0) | 2010.02.27 |
KAIST ‘교육 수출’과 대학 경쟁력 (0) | 2010.01.21 |
[기고]‘대학 평가’와 대학다움 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 학장 (0) | 2009.12.02 |
우송대 솔브릿지 국제대학 (0) | 2009.09.16 |